커피 품종 이야기: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그리고 그 외 품종들

커피학개론 목차

• 커피 품종 이야기: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그리고 그 외 품종들
• 아라비카 커피: 향과 부드러움의 대표 주자
• 로부스타 커피: 강한 쓴맛과 높은 카페인의 세계
• 리베리카와 엑셀사: 개성파 커피 품종의 등장
• 커피 품종별 차이를 알면 마시는 재미도 두 배

커피 품종 이야기: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그리고 그 외 품종들

매일 마시는 커피, 그냥 ‘커피’라고 부르기엔 너무 아깝죠. 사실 커피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세계이자 이야기예요. 우리가 흔히 마시는 커피는 단순히 쓴맛을 내는 음료가 아니라, 어떤 품종인지, 어떤 나라에서 자랐는지, 해발 고도가 얼마나 높은 곳에서 자랐는지에 따라 향미가 극적으로 달라지는 복합적인 식품입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두 가지 커피 품종, **아라비카(Arabica)**와 **로부스타(Robusta)**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 볼게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덜 강렬한 개성을 지닌 **리베리카(Liberica)**와 엑셀사(Excelsa) 품종도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커피 한 잔을 고를 때 ‘쓴맛이 덜한 아라비카로 마실까?’, ‘강한 바디감이 있는 로부스타가 좋을까?’ 하는 기준이 생길지도 몰라요. 커피 초보자도, 애호가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쉽고 자세하게 정리해 볼게요.

아라비카 커피: 향과 부드러움의 대표 주자

아라비카 커피 품종은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60~70%를 차지할 만큼 가장 널리 재배되고 있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고급 커피’라고 부를 때 대부분이 아라비카에 해당합니다. 이 품종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향과 부드러움이에요. 신맛이 깔끔하고, 꽃향기나 과일 향, 때로는 초콜릿이나 견과류 같은 고급 아로마가 느껴지죠. 특히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케냐 같은 고산지대에서 자란 아라비카 원두는 향이 더욱더 복합적이고 풍부합니다. 고산지에서 자라면 커피 체리가 천천히 익기 때문에 당분과 향미가 더 진하게 농축되거든요. 다만 아라비카는 병충해에 약하고 기후 조건도 까다로워서 재배가 어렵고, 그만큼 생산비용도 비싸요. 그래서 가격대가 높은 편이지만, 그만큼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는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만약 카페나 마트에서 ‘아라비카 100%’ 혹은 ‘싱글 오리진’이라는 표시를 본다면, 해당 원두는 특정 지역 농장에서 엄선된 아라비카 품종이라는 뜻이에요. 그만큼 향미의 개성이 잘 드러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로부스타 커피: 강한 쓴맛과 높은 카페인의 세계

이제 로부스타 커피에 대해 알아볼 차례예요. 로부스타는 아라비카보다 다소 무시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는 품종입니다.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30~40%를 차지하며,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브라질 등에서 활발하게 재배되고 있어요. 로부스타는 낮은 고도에서도 잘 자라고 병충해에도 강한 편이라, 대량 생산이 쉽고 비용도 저렴합니다. 가장 큰 특징은 강한 쓴맛과 묵직한 바디감, 그리고 카페인 함량이 아라비카보다 2배 이상 많다는 점이에요. 아침에 정신이 번쩍 들고 싶다면 로부스타 커피가 적격이죠. 특히 에스프레소나 믹스커피에 많이 사용되며, 바디감을 살려주는 역할로 블렌딩에서도 자주 쓰입니다. 최근엔 단순히 강하고 싸구려라는 이미지를 벗고, **파인 로부스타(Fine Robusta)**라는 이름으로 품질이 향상된 고급 로부스타 커피가 주목받고 있어요. 초콜릿, 견과류, 흙 내음 같은 향미를 품으면서도 고유의 힘을 유지하는 이 로부스타들은 새로운 스페셜티 시장을 형성 중이에요. 블렌딩이 아닌 단일 품종으로도 충분한 매력을 가졌다는 걸 입증하고 있는 중이죠.

리베리카와 엑셀사: 개성파 커피 품종의 등장

아라비카와 로부스타가 커피 시장의 양대 산맥이라면, 리베리카와 엑셀사는 매니아층을 중심으로 사랑받는 희소 품종입니다. 리베리카는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유래되었으며, 나무 자체가 매우 크고 열매도 크고 단단한 것이 특징이에요. 주로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 지역에서 재배되며, 향은 스모키향이 나고 나무 타는 듯한 향과 과일 향이 복합적으로 느껴져요. 한 마디로 호불호가 아주 강하게 갈리는 개성파죠. 일반적인 커피와는 전혀 다른, 와인처럼 복합적인 향미를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적합해요. 엑셀사 커피는 리베리카 계열에서 파생된 품종인데, 더 가볍고 산뜻한 산미와 과일 향이 특징입니다. 블렌딩 커피에 주로 쓰이며, 커피에 새로운 캐릭터를 부여하는 재료로 사용되죠. 이 두 품종은 생산량이 적고 유통도 한정적이지만, 커피에 진심인 분들이라면 꼭 한 번쯤 시도해 보기를 추천해요. 익숙한 커피와는 다른, 전혀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될 수 있거든요.

커피 품종별 차이를 알면 마시는 재미도 두 배

이제 정리해 볼까요? 커피는 마치 와인이나 치즈처럼 품종에 따라 맛의 스펙트럼이 엄청나게 다양해지는 음료예요. 아라비카는 섬세하고 복합적인 향을 자랑하고, 로부스타는 강렬하고 진한 카페인과 바디감을 선사하며, 리베리카와 엑셀사는 독특한 개성과 향미로 새로운 경험을 안겨줍니다. 커피를 마실 때 단순히 ‘쓴맛이 있다’라거나 ‘산미가 세다’ 같은 느낌으로 끝나지 않고, 이 원두는 어떤 품종인지, 어느 지역에서 자랐는지, 고도는 얼마나 되는지 등을 알게 되면 커피 한 잔이 더 특별해져요. 원두 패키지에 적힌 품종 정보를 유심히 보는 습관을 들이면 자연스럽게 커피의 세계를 더 넓게 탐험하게 됩니다. 특히 요즘은 카페 메뉴판에도 ‘아라비카 블렌드’, ‘파인 로부스타’, ‘리베리카 싱글 오리진’ 같은 정보가 적혀 있으니까, 품종에 따른 향미의 차이를 비교하면서 마셔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되죠. 커피를 더 깊이 알고 싶다면, 맛의 차이보다도 먼저 ‘이게 어떤 품종일까?’부터 궁금해해 보는 게 진짜 커피 즐기기의 시작일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