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맛을 결정하는 건 재배지만, 완성은 가공법이죠
커피는 '재배지에서 60%, 가공에서 40%가 맛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어요. 그만큼 커피의 풍미는 단지 어디서 자랐느냐에만 달려 있지 않아요. 같은 품종의 생두라도 어떤 방식으로 가공했느냐에 따라 맛과 향의 뉘앙스는 크게 달라질 수 있거든요. 이 가공 과정은 생두에서 과육과 점액질을 제거하는 방식인데, 단순히 껍질을 벗긴다는 차원을 넘어서 커피의 캐릭터를 부여하는 중요한 단계예요. 가공 방식은 크게 세 가지, 워시드(Washed), 내추럴(Natural), 허니(Honey) 프로세스로 나뉘며, 각 방식은 원두의 산미, 단맛, 바디감, 향미 복합성 등에 영향을 줘요. 그래서 카페에서 “이건 워시드라서 산뜻하고 깨끗해요”, “허니 방식이라 달콤하고 부드러워요” 같은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거죠. 커피의 본질을 이해하려면 재배 지역이나 품종 못지않게 가공 방식에 대한 이해도 필수예요. 커피를 더 풍부하게 즐기고 싶다면, 바로 이 ‘가공’의 차이를 먼저 알아야 해요. 게다가 요즘은 같은 원산지, 같은 품종이어도 가공 방식만 다르게 적용해 각기 다른 맛으로 출시되는 경우도 많아졌어요. 그래서 한 농장의 커피라도 워시드와 내추럴 버전이 따로 판매되기도 해요.
워시드, 내추럴, 허니 프로세스: 가공 방법에 따른 맛 차이
가장 널리 알려진 세 가지 커피 가공 방식은 워시드(Washed), 내추럴(Natural), 그리고 허니(Honey) 프로세스입니다. 각각의 방식은 생두가 커피 체리에서 어떻게 분리되고, 어떤 환경에서 건조되는지를 기준으로 나뉘어요. 워시드는 생두를 물로 깨끗이 씻어내는 방식이에요. 과육과 점액질을 모두 제거한 후 발효시켜 말리기 때문에, 산미가 선명하고 깔끔하며, 향이 정제된 느낌을 줍니다. 반면, 내추럴은 체리를 통째로 말리는 방식으로, 과육이 붙은 상태에서 건조되기 때문에 단맛이 강하고 과일향이 풍부해요. 바디감도 더 묵직하게 느껴지죠. 허니는 두 방식의 중간으로, 과육은 제거하되 점액질은 남긴 채 말려요. 그래서 내추럴처럼 달콤하면서도 워시드만큼 깨끗한 느낌이 있는 게 특징이죠. 색상도 점액질의 남은 정도에 따라 옐로우, 레드, 블랙 허니 등으로 구분돼요. 워시드는 클린컵이 뛰어나고, 내추럴은 복합적이고 과감하며, 허니는 부드럽고 균형 잡힌 맛을 만들어줘요. 이 차이를 알면 커피 메뉴를 고를 때 훨씬 더 나에게 맞는 풍미를 찾을 수 있어요. 최근에는 같은 커피를 여러 방식으로 가공해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는 실험도 활발해지고 있어요. 같은 생두라도 워시드로 가공하면 선명하고, 내추럴로 하면 과감한 맛을 경험할 수 있는 거죠.
워시드 프로세스: 산뜻함과 깔끔함의 대명사
워시드 방식은 가장 보편적이고 전통적인 커피 가공 방식이에요. 수확한 커피 체리에서 과육을 제거한 후, 발효조나 물통에서 자연 발효시켜 점액질을 분해하고 물로 깨끗이 씻어낸 뒤 건조하는 방식이죠. 이 과정에서 과육 잔여물이 거의 남지 않기 때문에, 생두 본연의 특징이 비교적 뚜렷하게 드러나요. 그래서 워시드 커피는 산미가 밝고 명료하며, 향미가 선명하게 표현돼요. 라벤더, 재스민, 감귤, 복숭아 같은 플로럴·시트러스 노트가 주로 느껴지고, ‘깔끔하다’는 인상을 주는 경우가 많아요. 다만 이 방식은 물 사용량이 많고, 처리 공정이 까다롭기 때문에 생산비용이 높은 편이에요. 또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력과 위생 환경이 요구되죠. 그래서 워시드는 품질 관리가 잘된 농장일수록 향미가 극대화돼요. 전반적으로 워시드 커피는 깨끗하고 투명한 맛을 좋아하는 분, 산미에 민감하지 않은 분들에게 추천돼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콜롬비아 스페셜티 등에서 자주 사용되는 방식이랍니다. 또한 워시드 방식은 커피의 '기준 맛'을 평가할 때도 활용돼요. 로스터나 바이어들은 이 방식을 통해 생두 본연의 특성을 가장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하죠.
내추럴 프로세스: 강렬하고 과일 같은 커피의 매력
내추럴은 가장 오래된 가공 방식이자, 최근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방식이에요. 이 방식은 커피 체리를 통째로 건조시켜 생두와 과육을 함께 말리는 거예요. 과육 속 당분과 점액질이 서서히 생두로 스며들기 때문에, 단맛과 과일 향이 훨씬 강하게 표현돼요. 딸기, 건자두, 열대과일, 와인 같은 복합적인 향미가 내추럴 커피의 특징이죠. 바디감도 풍부하고, 때로는 묵직하면서도 청량한 느낌까지 줘요. 하지만 워시드보다 처리 과정이 덜 통제되기 때문에, 품질 편차가 크고 결점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요. 비나 습한 날씨에는 곰팡이 문제가 생기기 쉬워서, 좋은 내추럴 커피는 생산자의 기술력과 환경이 결정적이에요. 최근 브라질, 에티오피아 등에서 내추럴 프로세스가 다양하게 실험되며, 특히 에스프레소 베이스 음료에서 풍미를 극대화하는 데 자주 활용돼요. 화려하고 개성 강한 커피를 좋아한다면, 내추럴 커피는 정말 훌륭한 선택이 될 거예요. 특히 자연건조 특성상 수확 이후 날씨 관리가 매우 중요해요. 최근에는 건조장 위에 아프리칸 베드(African Bed)를 설치해 통풍과 위생을 확보하는 등 기술적 발전도 이뤄지고 있어요.
허니 프로세스: 달콤함과 균형을 동시에
허니 프로세스는 워시드와 내추럴의 중간 단계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체리의 껍질과 과육은 제거하지만, 점액질은 남긴 채로 건조시키는 방식이에요. 이 점액질이 꿀처럼 끈적하고 달콤한 느낌을 줘서 ‘허니 프로세스’라는 이름이 붙은 거죠. 점액질이 많이 남을수록 단맛과 바디감이 강해지고, 색도 진해져요. 그래서 허니도 세분화하면 옐로우, 레드, 블랙 허니로 나뉘어요. 옐로우는 가장 가볍고 산뜻하며, 블랙은 거의 내추럴에 가까운 무게감과 단맛을 가집니다. 허니 방식은 단맛과 산미, 바디감의 균형이 좋아서 다양한 입맛을 가진 분들에게 고르게 어필할 수 있어요. 특히 중남미, 그중에서도 코스타리카의 허니 프로세스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요. 다루기 어렵지만 잘 처리된 허니 커피는 복합성과 깔끔함이 동시에 느껴져서, 드립이나 에스프레소 모두에서 훌륭한 결과를 보여준답니다. 커피에 대한 취향을 확장하고 싶은 분에게 가장 추천하는 가공 방식이에요. 요즘은 허니 프로세스를 변형한 다양한 방식들도 나오고 있어요. 예를 들어 '애너에어로빅 허니'나 '익스텐디드 허니'처럼 발효 시간을 조절하거나 향을 극대화한 실험도 활발해지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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