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맛보고 맛을 표현하는 방법: 초보자도 쉽게 이해하는 가이드
커피를 맛보고 맛을 표현하는 방법: 초보자도 쉽게 이해하는 가이드
커피를 마시면서 "이 커피 산미가 좋다", "향이 너무 화려해" 같은 표현을 들으면 나도 그런 평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하지만 막상 한 모금 마셔보면 “그냥 커피 맛인데…” 하고 말문이 막히죠. 사실 커피 맛을 표현하는 것은 단순한 감각의 문제가 아니라, ‘표현을 익히는 과정’이에요. 와인이나 초콜릿처럼 커피도 정해진 맛보기 방법과 용어를 이해하면, 누구든지 자신의 취향과 감상을 더 정확히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커피 맛 표현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프래그런스(Fragrance), 아로마(Aroma), 에프터테이스트(Aftertaste), 바디(Body) 네 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초보자도 쉽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자세히 안내해 드릴게요.
프래그런스(Fragrance): 분쇄된 커피의 첫인상
플래그란 스는 커피 원두를 분쇄했을 때 나는 건조 상태의 향을 의미해요. 추출 전, 분쇄된 커피 가루에 코를 가까이 대고 천천히 향을 맡아보면, 그 안에서 견과류, 초콜릿, 베리류, 감귤, 혹은 허브 같은 향이 퍼져 나올 수 있어요. 특히 스페셜티 커피일수록 향이 더욱 복합적이기 때문에 이 첫 인상은 매우 중요하답니다. 향을 표현할 때는 "고소하다", "달콤한 향이 난다 좋지만,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볶은 땅콩", "밀크초콜릿", "레몬 껍질"처럼 표현하면 감각도 빨리 늘어요. 팁: 프래그런스는 ‘커피의 예고편’이에요. 이 향에서 받은 첫인상이 나중에 맛과 얼마나 연결되는지를 비교해 보면 테이스팅이 훨씬 재밌어집니다.
아로마(Aroma): 추출 후 퍼지는 진짜 향
아로마는 커피에 뜨거운 물을 붓고 추출하면서 퍼지는 향이에요. 우리가 커피를 마시기 전에 맡는 ‘진짜 커피 향’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쉬워요. 드라이 아로마가 커피의 포장지 향이라면, 브루 아로마는 내용물의 향기인 셈이죠. 물을 붓자마자 퍼지는 향과, 커피 표면을 저어주며 나는 깊은 향까지 느껴보세요. 이 단계에서는 아카시아꽃, 재스민, 체리, 시나몬, 홍차 같은 향이 나타나기도 해요. 팁: 커핑에서 아로마를 맡을 때는 커피 표면을 살짝 깨는 '크러스트 브레이킹' 순간을 놓치지 마세요. 이때 향이 가장 진하게 올라옵니다!
에프터테이스트(Aftertaste): 입 안에 남는 여운
-커피의 에프터테이스트는 한 모금 삼킨 후 입 안에 남는 ‘잔향’과 ‘여운’을 말해요. 흔히들 커피의 뒷맛이라고 부르죠. 어떤 커피는 삼킨 후에 입안이 텁텁하거나 쓴맛이 돌고, 어떤 커피는 달콤한 향과 함께 기분 좋게 사라져요. 좋은 커피일수록 삼킨 후에도 과일 향, 캐러멜 향, 혹은 와인 같은 긴 여운이 남습니다. 이 부분은 대화 중에도 은은하게 입 안에서 맴돌기 때문에, 커피 한 잔의 여운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예요. 팁: 커피를 다 마신 후 물 한 모금 없이 2~3분 동안 입안을 살짝 굴려보세요. 남아있는 감촉과 향이 바로 에프터테이스트입니다.
바디(Body): 커피의 질감과 무게감
바디는 커피의 ‘무게감’ 또는 ‘입안에서의 질감’을 뜻해요. 이건 마치 음식의 ‘식감’과도 비슷해요. 물처럼 가볍게 넘어가는 커피가 있는가 하면, 우유처럼 묵직하고 진득한 커피도 있어요. 예를 들어, 에티오피아 워시드 커피는 바디가 가볍고 산뜻한 반면, 수마트라 만데링은 바디가 묵직하고 진한 쪽이에요. 바디는 커피의 로스팅 단계, 가공 방식, 품종 등에 따라 달라지며, 특히 추출 방식에서도 영향을 많이 받아요. 팁: 커피를 마실 때 입안에서 몇 초 정도 굴리며 느껴보세요. 마치 ‘국물’의 진함을 감별하듯, 커피의 질감이 입안을 얼마나 채우는지 느낄 수 있어요.
커피 맛 표현을 잘하기 위한 실전 팁
맛 표현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향미가 느껴져도 단어로 설명하기가 어려울 수 있어요. 그럴 땐 주저하지 말고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음식, 과일, 향수, 허브 등을 기준으로 표현해 보세요. "레몬티 같아", "초코바 향이 나", "달콤한 꿀 느낌이야"처럼 말이죠. 그리고 ‘노트’를 남기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어떤 커피였는지, 프래그런스와 아로마는 어땠는지, 여운이 얼마나 길었는지 기록하면 어느새 본인만의 커피 취향 지도가 완성됩니다. 팁: 커피 테이스팅은 감각뿐 아니라 '경험의 언어'를 키우는 과정입니다. 꾸준히 다양한 커피를 마시고, 조금씩 더 구체적으로 표현해 보세요. 어느 순간 당신의 커피 감각이 ‘업그레이드’된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테이스팅 훈련을 위한 실전 연습 방법
앞서 배운 프래그런스, 아로마, 에프터테이스트, 바디를 실제로 경험하고 감각적으로 익히려면, 반복적인 훈련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을 넘어서 '의도적으로 집중하며' 마시는 연습이죠. 이를 위해 몇 가지 실전 팁을 알려드릴게요. 1. 같은 원두로 다양한 추출 방법 시도하기 예를 들어,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원두를 가지고 드립, 프렌치프레스, 사이펀 등 다양한 추출 방식으로 마셔보세요. 추출 방식에 따라 어떤 맛과 향이 더 강조되는지 체험하며 비교하는 것이 가장 좋은 공부법입니다. 드립에서는 아로마가 잘 살아나고, 프렌치프레스에서는 바디감이 도드라지며, 사이펀은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좋아요. 2. 커피 테이스팅 플래너 만들기 커피 한 잔을 마실 때마다 느낀 점을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테이스팅 플래너에는 다음과 같은 항목을 간단히 적으면 됩니다. 커피 이름 및 원산지 로스팅 정도 (라이트, 미디엄, 다크) 향(프래그런스/아로마) 맛(산미, 단맛, 쓴맛) 바디감 에프터테이스트 추출 방식과 추출 시간 이렇게 몇 잔만 기록해도 ‘내가 어떤 커피를 좋아하는지’, ‘어떤 추출 방식이 내 입맛에 맞는지’가 훨씬 명확해집니다. 3. 타인과 비교하며 연습하기 퍼블릭 커핑이나 친구들과 함께 커피 테이스팅을 하면 자기 표현력이 많이 늘어납니다. 다른 사람이 “이 커피는 복숭아 향이 난다”고 했을 때, 그 느낌을 함께 공유하며 향미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죠. 커피 향과 맛은 기억에 따라 반응하는 ‘감각의 언어’이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이 쌓일수록 표현력도 풍부해집니다. 팁: 처음엔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도 괜찮아요. "과일 같은 느낌", "고소하다", "입에 촥 감긴다"는 식의 표현도 훌륭한 시작입니다. 중요한 건 감각을 표현하려는 의지이고, 그 자체가 커피를 더 깊게 즐기려는 태도라는 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