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커피 수율과 추출 효율(EY) 측정 실험
커피 추출에서 수율과 추출 효율(Extraction Yield, EY)은 단순히 맛의 결과를 넘어, 과학적인 수치로 품질을 분석할 수 있는 핵심 지표입니다. 수율은 추출된 커피가 원두의 몇 퍼센트를 실제로 녹여낸 것인지를 나타내며, 추출 효율은 그 수율을 기준으로 추출이 적절했는지를 평가하는 기준이 됩니다. 바리스타나 로스터들은 이 지표를 통해 커피가 ‘과소 추출’되었는지, 혹은 ‘과다 추출’되었는지를 정량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특히 스페셜티 커피에서는 추출 과정에서 얼마나 균형 있게 향미를 뽑아냈는지가 중요하며, 이때 수율과 EY가 가장 효과적인 판단 도구로 활용됩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수율을 18~22% 사이로 유지하는 것을 권장하며, 이 범위 안에서 커피의 바디감, 산미, 단맛이 이상적으로 표현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원두를 두 사람이 동일한 드리퍼와 온도로 추출했을지라도 분쇄도나 물줄기의 컨트롤이 달라지면 TDS 수치가 차이나게 되고, 결과적으로 수율 역시 달라집니다. 수율이 16%에 머문 커피는 일반적으로 추출이 미흡해 산미가 날카롭거나 향미가 부족하게 느껴지며, 반대로 24%를 초과하는 경우는 과다 추출로 인해 텁텁하고 쓴맛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처럼 추출의 미세한 변화가 수치에 바로 반영되고, 그 수치가 컵에 담긴 맛과 직결되기 때문에 수율과 EY는 바리스타의 기술력과 커피 품질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요즘에는 TDS 측정기와 같은 장비들이 소형화되어 일반 홈카페 사용자들도 쉽게 수율을 측정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를 활용한 데이터 기반 추출 레시피 설계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본 실험에서는 동일한 커피 원두로 다양한 분쇄도, 추출 시간, 추출 온도 조건을 설정하여 수율과 EY의 변화가 컵 노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정량적으로 측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이상적인 추출 범위가 어떤 맛의 특징을 가져오는지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자 했습니다.
2. 실험 조건별 수율 및 EY 측정표
추출 조건 | 총 용존 고형물(TDS, %) | 수율(EY, %) | 감각적 평가 |
---|---|---|---|
분쇄도 굵게 / 2분 추출 | 1.10 | 15.5 | 심심한 맛, 묽음 |
중간 분쇄 / 2.5분 추출 | 1.30 | 19.5 | 균형 잡힌 맛, 단맛 뚜렷 |
미세 분쇄 / 3분 추출 | 1.45 | 23.1 | 쓴맛 강화, 과추출 느낌 |
중간 분쇄 / 90℃ 온도 | 1.25 | 18.3 | 산미 도드라짐, 약간 날카로움 |
중간 분쇄 / 96℃ 온도 | 1.35 | 20.7 | 복합성 증가, 단맛 강화 |
실험을 통해 측정한 TDS(총용존고형물)와 EY를 정리한 것으로, 각각의 조건에 따라 맛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정량적으로 비교한 결과입니다. 특히 19~21%의 수율 구간에서 가장 안정된 맛과 향미가 구현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3. 수율과 EY의 이해: 맛을 수치로 해석하기
TDS는 커피 안에 녹아든 모든 물질의 농도를 백분율로 표시한 것이며, 수율(EY)은 이 수치에 추출된 커피의 양과 사용한 원두의 양을 고려해 계산됩니다.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EY(%) = TDS × 추출된 커피량(g) ÷ 원두량(g) 이 공식은 단순하지만 강력한 분석 도구입니다. 예를 들어 20g의 원두로 300g을 추출했을 때 TDS가 1.3%라면, 수율은 1.3 × 300 ÷ 20 = 19.5%입니다. 수율이 낮으면 커피가 희석되고 풍미가 약하며, 수율이 높으면 성분이 과도하게 추출되어 쓴맛과 텁텁함이 강조됩니다. 하지만 숫자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각 원두의 개성과 볶음 정도, 추출 방식에 따라 ‘적정 수율’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에티오피아 내추럴과 브라질 내추럴은 같은 수율에서도 향미 표현이 다를 수 있고, 라이트 로스트와 다크 로스트에서도 이상적인 수율 범위가 달라집니다. 즉, EY는 절대값보다 ‘맥락에 맞는 수치’로 해석되어야 하며, 수율을 기준으로 추출 레시피를 설정하는 것이 점점 커피 산업에서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4. 수율 관리가 중요한 이유: 품질, 일관성, 경쟁력
수율 관리는 단지 과학적인 수치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커피의 품질을 일관되게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며, 고객 경험을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카페에서 동일한 원두를 사용하면서도 바리스타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지는 문제는 대부분 수율의 차이에서 발생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TDS 측정기를 활용하여 각 추출의 수율을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기준선에서 벗어나는 추출은 즉시 수정하는 시스템이 요구됩니다. 특히 에스프레소의 경우 수율 차이가 민감하게 반영되기 때문에, 1%의 EY 변화가 전혀 다른 컵노트를 만들어냅니다. 대형 카페나 프랜차이즈에서는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SOP(Standard Operating Procedure)를 구성하고, 누구나 동일한 맛을 재현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합니다. 또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서도 Q-grader나 로스터가 수율 데이터를 통해 향미 평가를 보완하거나,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품질을 설명하는 데 활용하기도 합니다. 수율 관리는 단순한 ‘맛의 도구’가 아니라, ‘운영의 효율성’과 ‘품질 신뢰도’를 높이는 과학적 근거인 셈입니다.
5. 수율과 맛을 연결하는 감각의 과학
수율과 추출 효율을 계산하는 것만으로 커피를 이해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숫자를 어떻게 감각적 평가와 연결시킬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수율이 18.5%였을 때 느껴지는 산미는 적절했는가? 21%였을 때 과연 단맛이 과장되거나 밸런스가 깨지지는 않았는가? 이런 질문을 반복하면서, 감각적 경험과 수치를 매칭하는 과정이 숙련된 커피 전문가를 만들어줍니다. 최근에는 커피 교육 과정에서 감각과 수율의 일치를 훈련하는 ‘수율 센싱 연습’도 등장하고 있으며, 실제로 같은 커피를 다양한 수율 조건으로 추출해 놓고 감별하는 시험도 시행됩니다. 바리스타가 수율 데이터를 정밀하게 다룰수록 커피는 예측 가능한 품질을 갖게 되고, 이는 고객에게 일관된 만족감을 제공합니다. 결국 수율과 추출 효율은 커피의 품질과 감각적 즐거움 사이를 연결해주는 다리입니다. 커피를 단지 맛보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는 과학적 행위로 확장시키는 열쇠인 셈입니다.
'커피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스팅 후 디게싱(Degassing) 시간별 컵노트 변화 실험 (0) | 2025.06.14 |
---|---|
물속 미네랄의 종류가 추출 향미에 미치는 영향 (0) | 2025.06.13 |
커피 로스팅에서 발생하는 메일라드 반응의 과학 (0) | 2025.06.12 |
커피 열수 추출 중 폴리페놀 변화 분석 (0) | 2025.06.11 |
커피 필터의 접합 방식과 추출 유속 간의 관계 (0) | 2025.06.10 |